[스크랩] 23) 산지박 (山地剝)
23) 산지박 (山地剝)
산지박(山地剝)의 박(剝)은 벗기다, 괴롭히다, 끌어내린다의 뜻이다. 산이 땅위에 우뚝 솟아 있으니, ‘비바람에 깎여 벗겨지고 상처를 입는다.’는 뜻에서 박(剝)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산지박(山地剝)은 지도자 상(象)이다. 지도자를 끌어내어 산(山)을 허무는 상(象)이다.
땅위의 산으로 정부와 국민과의 관계이고 통솔의 의미가 있다. 맨 위의 양(陽) 하나가 지도자이다. 그러나 국민의 힘이 너무 강하다. 땅은 산을 받치고 산은 땅을 끌고 올라간다. 이끄는 쪽은 누르려하고 구성원은 리더를 잡아 내리려한다. 통솔과 이탈, 집결과 이탈이다.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 남은 양(陽)이 하나 외롭게 버틴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진정 군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마침내 음(陰) 즉 악(惡)이 이기게 된다. 산지박(山地剝)괘가 점에서 나오면 모두 일을 끝내고 접는 게 좋다. 나쁜 악(惡)의 일은 계속된다. 악(惡)은 확실히 성공한다. 배신, 원망, 불만, 편가르기, 혼란은 성공한다.
공자는 이 괘가 나오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후하게 대접하라고 했다. 백성이 대든다고 없애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산지박(山地剝)은 조직의 생리를 보여준다. 윗사람의 고충을 말해준다. 그래도 아랫사람을 회유하고 이해해야한다. 양(陽) 하나가 위태롭다. 마지막 남은 과일이다. 그믐달이다. 이제 곧 물러날 나이 많은 노인이고 명예회장이고 오래된 나무이다. 원로 정치인이다. 졸업반 학생이고 정년 앞둔 사람이다.
원전에는 산(山)이 땅에 단단히 붙어있는 것이 박(剝)이라고 했다. 산(山)은 땅에 붙어있다. 산(山)은 조직과 단체이고 땅은 구성원이다. 모든 조직은 아래에 붙어있다. 우두머리는 더 올라가고 싶지만 아래에서 당긴다. 조직원은 조직이 권위니 힘을 가지지 못하게 당긴다. 민주주의이다. 조직을 유지하려는 윗사람은 끌어내리는 아랫사람의 도전을 받는다. 노사 대결이다. 회사 조직은 끌어내리려는 노조의 도전을 받는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통제를 싫어한다. 규제를 싫어한다.
공자는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후하게 하고 집은 편안하게 하라고 했다. 그래야 조직이 무너지지 않는다. 아래가 편안하고 튼튼해야 조직이 강해진다. 땅위의 산이고 국민위의 정부이다. 아래가 편안하고 튼튼해야 조직이 강해진다. 윗사람이 덕을 잃지 않으면 위의 양이 아래의 음을 장악할 수 있다. 소인들은 자신들의 보호자인 양을 제거하려한다. 유능한 인재는 아래 음들을 다스릴 수 있다.
산지박은 동지를 모아 열심히 유세를 하는 입후보자 모습이다. 노동운동의 지도자이다. 무너지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한다. 무작정 높아지면 붕괴한다. 맨 위의 양은 아래 음을 관리할 능력이 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쫓겨난다. 양적 성장 후 질적 성질을 거두어야한다. 삼각형의 밑변이 넓어야한다.
맨 위에 양(陽)이 하나있다. 지뢰복(地雷復)의 하양이니 산지박(山地剝)의 상양은 모두 승리하여 발전한다. 주역 원전은 양 중심의 해석을 펼치나 실제 자연은 그렇지 않다. 그 변화는 다양하다. 원전 주역에서는 산지박(山地剝)의 상양이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으로 표현한다. 주역 원전은 음이 양에게 지는 것으로 말하지만 실제 자연은 음도 양도 똑같이 작용한다. 음양이 평등하다. 차별이 없다.
땅위의 산(山) 입장에서 보면 무리를 이끌고 있는 상(象)이다. 높아지려하지 말고 지지자의 이탈을 막아야한다. 지지자가 높여주어야 진정 올라가는 것이다.
산 아래 땅의 입장에서는 남을 존중해주는 사람이 타인의 존경을 받는다. 원망은 아랫사람 속성이다.